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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유익균 늘리는 법, 생활 속 실천 가능한 장 건강 습관 총정리

김도현건강 2025. 4. 15. 06:00

시작하며

요즘 건강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장 건강'은 빠질 수 없는 주제가 되었다. 다양한 유산균 제품이 쏟아지고, SNS나 광고에서 '유익균을 늘려야 한다'는 말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런데 정말 유익균은 특별한 음식이나 건강기능식품을 통해서만 늘어날 수 있을까?

사실 장내 환경은 우리가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식습관과 생활 방식에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단번에 장 상태를 바꾸는 마법 같은 음식은 없다. 오히려 일상의 소소한 습관들이 장내 균형에 더 깊은 영향을 준다.

우리 몸 안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특히 장에는 무게로 2kg이 넘는 양의 세균이 존재한다. 그중에는 좋은 역할을 하는 유익균도 있고,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는 유해균도 함께 있다. 이 균들이 균형을 이루며 영양소를 분해하고 흡수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잘못된 식생활이나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으로 이 균형이 깨지면 다양한 문제들이 시작된다.

 

1. 장 건강이 중요한 이유

장의 균형이 무너지면 단순히 소화 불량이나 변비 같은 증상만 생기는 게 아니다. 실제로 장내 유해균이 많아지면 전신에 걸쳐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나 염증성 장질환뿐 아니라, 일부 연구에서는 장내 환경이 우울감이나 기억력 저하 같은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더 놀라운 건, 면역 체계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장은 단순한 소화 기관이 아니라, 우리 몸의 70% 이상 면역세포가 모여 있는 곳이다. 장내 세균이 내는 대사산물이 면역세포를 자극해 몸 전체의 면역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장이 건강하지 않으면 면역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말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한의학에서도 오래전부터 '장이 맑아야 머리가 맑다'는 말을 해왔다. 현대 의학에서도 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장-뇌 연결축(gut-brain axis)'이라는 이론이 연구되고 있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다.

흔히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은 대부분 뇌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약 95%가 장에서 생성된다. 즉, 장의 상태가 나쁘면 세로토닌 생산이 줄어들고, 이는 기분이나 정서 안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장을 단순히 배 속의 기관으로만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장은 우리가 먹는 음식, 생활 리듬, 감정 상태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며, 몸 전체의 컨디션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장을 관리하는 일은 곧 내 몸 전체를 돌보는 일이 되는 것이다.

 

3. 유익균을 해치는 나쁜 습관

① 고지방 위주의 식사

기름진 음식은 맛있다. 고소한 삼겹살, 바삭한 튀김, 진한 크림 파스타처럼 고지방 식단은 입맛을 자극하지만, 장 건강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방은 유해균의 먹이가 되기 쉽기 때문에, 이런 음식들을 자주 먹으면 유익균보다 유해균이 늘어나게 된다.

특히 채소 없이 고기만 먹는 습관은 장내 균형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높다. 변비나 방귀 냄새가 심해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중요한 건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다. 고기를 먹을 때는 꼭 채소를 함께 먹어야 한다. 쌈채소, 샐러드, 나물, 미역 같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은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하고, 유익균의 활동을 도와준다.

② 과도한 음주

술은 간에만 해로운 게 아니다. 장 점막을 손상시키고, 유익균의 생존 환경을 망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다. 과음을 한 다음 날 설사하거나 속이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면, 이미 장이 손상됐다는 신호다.

알코올은 장을 민감하게 만들고, 유해균이 증식하기 쉬운 조건을 만든다. 특히 자주 마시는 사람일수록 아랫배가 차갑고 장이 예민해지기 쉬운데, 이런 상태에서는 유익균이 제대로 활동할 수 없다.

술을 마시게 되는 상황이 불가피하다면, 물을 자주 마시고 채소를 충분히 먹는 것이 그나마 장에 부담을 덜 주는 방법이다. 가장 좋은 건 술을 줄이고 음주 빈도를 낮추는 것이라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마치며

장 건강은 단순히 소화기능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분, 면역, 체력, 심지어 뇌 기능까지도 장과 깊이 연결돼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연결은 결국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에서 시작된다.

다행히 유익균을 늘리는 일은 어렵지 않다. 값비싼 건강기능식품을 챙기지 않아도, 우리 일상에서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것들로도 충분하다.

 

다시 한번 정리해보자.

유익균을 늘리는 좋은 습관

  • 숙면을 충분히 취하고
  • 프리바이오틱스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며
  • 아랫배를 따뜻하게 유지하기

유해균을 늘리는 나쁜 습관

  • 고지방 위주의 식사
  • 과도한 음주

이 다섯 가지만 기억해도 장은 훨씬 편안해질 수 있다. 작은 변화지만, 꾸준히 실천하면 분명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오늘부터 한 가지라도 바꿔보자. 장을 돌보는 일이 곧 나를 돌보는 일이다.